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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내려와 전시 공간 중앙을 바라보며 말한다.)오늘 전시 오픈일이기 때문에 이번 전시의 기획 의도와 각 작품의 내용을 관객이 얼마나 쉽게 알아차리게 할 것인지 그 적극성을 고민하며 지금부터 다른 작가님들 작품에 침투할 계획입니다.(전시장 안쪽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가 안진선 작가 작품의 바라보며)침투의 정도는 자리를 옮기는 것에 집중하며, 모듈형 작업을 조금 해체하거나 형태를 변형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복구 불가능한 해체는 절대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안진선 작가의 모래 블럭 하나를 들고 전시 공간 구석쪽으로 이동한다.)다른 사람의 작품을 대신 설치해본적이 없어서 너무 긴장됩니다.(계단 쪽에 놓인 안진선 작가의 포장된 모래 블럭 두 개를 들고 가 구석 쪽에 놓는다.)안진선 작가님의 작품, 모래 조각을 잘 보이는 곳에서 잘 보이지 않는 구석으로 옮겼습니다. 안진선 작가님의 작업 키워드 ‘불안의 땅’이 전면에 드러나 있는 형태가 ‘City Diorama - Land’의 의도, 서사와 조금 멀게 설치되었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또 다른 모래 블럭은 기둥 뒤에 놓는다)그래서 저는 그 불안을 더 적극적으로 노출시키고 있습니다.(김슬기 작가의 작품 ‘Forced Bar’와 ‘Reinforced Bar’를 바라보며 걷는다)김슬기 작가님의 작품의 경우 어제 설치에서 작가님의 고민이 아주 깊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저는 건드릴 수 없습니다. 그리고 어제 제가 김슬기 작가님 작품 주변에 언어를 배치했기 때문에 그것이 어느 정도 침투의 행위라고 생각합니다.(전시 공간 중앙에 위치한 홍예준 작가의 알루미늄 재료와 3D 펜 조각을 한 팔에 얹고 걸어 다닌다.)홍예준 작가님 작품은 판 위에 3D 조각이 올라가는 형태가 많은데, 그 판이 본인의 작품의 일부인 경우가 많아 다른 작가님의 작품 위에 3D 조각을 올려서 작업에 층위가 섞이도록 하겠습니다.(홍예준 작가의 3D 조각을 들고 안진선 작가의 합판, 카펫 등에 한 조각씩 올려놓는다.)이 3D 조각은 날개처럼 보이기도 하고 바람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전시장 곳곳을 날아다니며 참여 작가들의 작업에 묻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홍예준 작가의 재료 플라스틱 띠를 들고 말한다.)이 기다란 띠는 혈관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전시장 전체를 하나의 유기체로 보이도록 하는 장치로 해석했습니다. 죽어있는 공간처럼 느껴지는 전시장 구석에 홍예준 작가님의 작품을 배치해서 숨을 불어넣어 보겠습니다.(홍예준 작가의 재료 오아시스 두 개를 들고 전시장 중앙을 지나 안진선 작가의 작품으로 가져가 그 위에 수직으로 세워 놓는다)오아시스라는 이름은 자연을 연상시키지만, 모양은 인공적입니다. 그 성격이 도시와 닮았다고 생각해 안진선 작가님 작업 위에 겹쳐보았습니다.(망설이다가 안다혜 작가의 작업 ‘가족 생태 - 나열하기'를 살짝 들어 오아시스 위에 걸쳐 놓는다.)저의 작품 ‘가족 생태 - 나열하기'의 중간에도 오아시스를 놓아 오아시스의 이중성을 생태 요소들에 반영해 보았습니다.(안진선 작가의 재료 파이프를 들고 홍예준 작가의 작품 앞에 쭈그려 앉아 관찰한다.)왼쪽 벽면에 있는 홍예준 작가님의 작품이 유난히 독립적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그 독립성에 침투하고자 합니다.(안진선 작가의 파이프 세 개를 홍예준 작가의 알루미늄판 위에 올려놓는다)(홍예준 작가의 재료 버드스파이크 세 개를 들고 김슬기 작가의 작품 앞에 다가선다.)변형된 철근처럼 보이는 김슬기 작가님의 작품이 놓인 공간은 폐허처럼 느껴집니다. 그 분위기와 홍예준 작가님의 재료 버드 스파이크가 어울릴 것 같아서 옆에 놓아보겠습니다.(쭈그려 앉아 김슬기 작가의 ‘Reinforced Bar’ 뒤에 버드스파이크를 배치한다)(작품들 사이를 오가며 ‘가족 생태 - 나열하기' 작품의 모양을 가다듬고, 안진선 작가의 재료 모래 블록을 꺼내어 들고 간다.)(전시장에 배치되어 있던 안진선 작가의 합판, 모래 블록 옆에 더 작은 모래 블록을 옆에 배치한다. 또 다른 모래 블록을 롤지, 알루미늄 판으로 들고 가서 세 작품을 포개어 겹친다.)전시 공간 안에서 작가들의 작업이 더 많이 겹쳐지도록 움직여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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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 위에 서서 전시장 안쪽을 바라보며 말한다)제가 오늘 핸들링할 기준은 형성된 지형들 간에 시선을 좀 더 잡아둘 수 있는 방법을 보완해 볼 생각입니다.(안진선 작가의 박스에서 파이프를 여러 뭉치 들고 자신의 알루미늄-3D펜 조각 작품 앞에 간다)저는 이번 판재에서 알루미늄을 사용했는데요. 그것이 진선님의 쇠 파이프와 더 연결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파이프를 설치해 볼 계획입니다.(앞서 안다혜 작가가 배치한 파이프의 위치와 겹쳐 파이프를 배치한다)어제 진선님이 설치하실 때 파이프를 쌓아 놓는 행위를 따라 해보는 중입니다.(뒤로 돌아 김슬기 작가의 철제 좌대에 파이프를 두 개 비스듬히 기대어 놓는다)슬기님 작업 옆에도 파이프를 기대어 둡니다. 슬기님의 좌대의 철의 재질과도 잘 맞닿아 보이기 때문입니다.(계단 앞으로 돌아와 안진선 작가의 파이프 박스에서 블록을 세 개 꺼낸다)그리고 진선님이 집중해서 만든 지형 속에도 진선 님의 파이프를 몇 점 더 넣어보겠습니다.(도미노 형태의 오아시스 블록에 안진선 작가의 모래 블록을 겹쳐 배치한다)썰었던 오아시스 크기가 진선님 블록 크기와 비슷한 것 같아 오아시스 옆에 놓아보겠습니다.(안진선 작가의 파이프 박스에서 파이프를 여럿 더 꺼낸다)진선님의 모래 블록이 조금 더 작습니다. 진선님 모래조각 주변도 바리케이드를 쳐봅니다.(파이프를 들고 김슬기 작가의 ‘Reinforced Bar’ 옆으로 가져간다)쇠 파이프와 슬기님의 나사 작업에 붙이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바닥의 물웅덩이를 밟고 신발의 물기를 바닥에 비벼 닦는다)슬기님 작업 옆에 물이 샙니다.
(모빌 근처의 안다혜 작가의 종이 박스에서 종이 한 뭉치를 꺼낸다) (계단 앞에서 종이 뭉치를 들고 한참 동안 전시장 안을 응시한다) 다혜님작업을 바리케이드로 쳐 봅니다.(종이 뭉치를 들고 중앙의 작업(알루미늄과 합판이 함께있는)으로 가져가 안다혜 작가의 트레이싱 지를 한 장 떼어 바닥에 붙인다) (안다혜 작가의 바닥 작업을 보고 다시 와서 바닥에 마저 붙인다)다혜님이 어떤 방식으로 접착했는지 보러 갑니다. 따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안다혜 작가의 트레이싱지를 떼어 안진선 작가의 합판 위에 부착한다)바리케이드를 친다고 했지만, 진선님 합판 위에 올려두고 싶어 판재 작업에 침투합니다.(철제 좌대 옆의 버드 스파이크에 트레이싱 지를 양면테이프로 고정시킨다) (안진선 작가의 합판 모서리에 트레이싱 지를 살포시 얹고 나서 살짝 테이프로 고정한다)그리고 다혜님의 작업도 버드 스파이크 위에 올라가면 공중에 떠있을까 궁금해서 설치 해봅니다.(다시 전시장 입구에서 관찰한다)트레이싱지라서 형체만 겨우 인식할 수 있을 뿐 유령처럼 보입니다. 그 모양새가 마음에 들어 몇 점 더 올려보기로 합니다. 접착할 때 안전벨트를 매어주듯 접착합니다.(안진선 작가가 쓰다 만 카펫을 들고 전시장 끝 쪽 벽 안진선 작가의 작품으로 가져가 포개어 놓는다)저는 진선님이 어제 설치하셨을 때 이 구석에서 한참을 카펫을 재단하는 모습이 마음에 들어서 그 카펫을 좀 더 구석에 맞게 설치해 보았습니다.(김슬기 작가의 ‘‘Reinforced Bar’ 옆에 놓았던 파이프의 위치를 수정한다)파이프가 어색하게 기대어져 있는 것 같아 위치를 조정합니다.(기대어져 있던 파이프를 바닥에 눕혀 놓는다) (김슬기 작가의 ‘Forced Bar’와 기둥 사이에 파이프를 끼워 넣는다)슬기님의 아크릴 조각이 기대어져 있는 사이에 빈틈이 있어 그곳도 점유해 봅니다.(파이프를 마지막 남은 것까지 다 가져간다)조금 더 장작 쌓듯 쌓아보겠습니다. 진선님의 쇠 파이프를 제가 거의 다 썼습니다.(김슬기 작가의 '‘Forced Bar’와 기둥 사이에 파이프를 더 끼워 넣고 장작처럼 엇갈려 포개 놓는다) (파이프를 기둥 앞에도 배치하여 직전에 설치한 파이프들과 중첩되어 보이게 한다)제가 어제 바리케이드를 시작한 곳에 진선 님의 모래 블록으로 더 쳐보도록 하겠습니다.(모빌 쪽 위치로 이동하여 전시장을 관찰한다)(다시 입구로 돌아와 안진선 작가의 박스에서 모래 블록들을 여럿 꺼낸다)진선님 모래 블록으로 바리케이드를 쳐보니 점자 같아 보여서 더 쳐보려고 합니다. 점자보다는 모래로 된 모스부호 같아요.(안진선 작가의 박스에서 모래 블록을 더 꺼내어 추가한다)(기둥 하부에 안다혜 작가의 트레이싱지를 부착한다) 아까 쇠 파이프로 장작을 연상한 곳에 조금 더 추가해 보도록 합니다. 장작 때문에 불가피하게도 화형대가 연상이 되는데 다혜님의 작품에는 가족법이 서술되어 있습니다.(트레이싱지를 한 장 더 떼어 파이프 사이에 배치한다)돌봄 텍스트도 같이 조금 더 장작들 사이에 설치합니다.(파이프를 더 추가한다)장작을 조금 더 추가해 봅니다.(3D 펜 조각 하나를 장작처럼 쌓은 파이프 위로 옮긴다)그리고 실리콘이 넓게 펴 발라져있는 파이프를 보고 그 위 제 조각을 추가해 보려고 합니다.(안진선 작가의 박스에서 모래 블록을 더 꺼낸다)(아까 설치한 모래 블럭의 규칙을 연장하여 설치한다)모스 부호를 연장시켜 봅니다. 진선님의 작은 모래조각 뒷면도 마음에 들어 뒷면도 노출시켜 봅니다.(계단 위로 올라가 전시장 안을 바라보다가 다시 중앙으로 이동한다)(작은 모래 블록을 철제 좌대 모서리에 닿게끔 설치한다) -
(전시장 중앙에 있는 전경을 보며 말한다)저는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오늘이 오픈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설치의 완성도를 높이는 침투를 할 생각이었는데, 앞에 다혜님과 예준님이 하신 설치에서 제가 구상했던 모양과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혼란스럽습니다. 지금 앞에 하신 작가님들은 작업끼리 좀 더 가까워지게 침투를 해주셨어요. 저는 친밀해진 작품들을 이 공간에 접착시키는 설치를 해볼 생각입니다. 접착하는 방식은 벽면과 모서리를 이어보려고 합니다.(창고 쪽으로 이동하여 홍예준 작가의 땋아진 띠를 한 움큼 들고 전시장 입구 쪽으로 나온다)모서리를 작업하기 전에 아까부터 열심히 보고 있었던 슬기님의 관 안에 예준님의 비즈 작품을 넣어보겠습니다. 생각보다 많이 기네요.(땋아진 띠를 손으로 정리한다)(김슬기 작가의 ‘Reinforced Bar’ 쪽으로 가져가 길이를 가늠한다) 기스가 안 나게, 수술한다는 느낌으로 잘 넣어 보겠습니다.(김슬기 작가의 ‘Reinforced Bar’ 안으로 띠를 집어넣었다가 다시 뺀다) (땋은 띠를 들고 ‘Reinforced Bar’의 너트 뒤에 걸리게 설치한다)기스가 날 것 같아요. 넣을 자신이 없어졌는데, 아크릴 뒤에 배치해서 전면에서 봤을 때는 넣은 것처럼 착시효과를 노려야겠습니다.(또 다른 띠를 손으로 가다듬는다)예준님 작품이 생각만큼 컨트롤이 쉽지 않습니다. 예준님이 설치하실 땐 쉬워 보였는데, 어렵네요. 꼬임이 있는 철사 모양을 뒤에 배치하니까, 슬기님 개인전에서 봤던 용의 형상이나 신화적인 느낌이 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오랫동안 다른 곳에서 작업했던 사람들이 서로 잘 어울리는 재료로 작품을 만든다는 건 재밌는 일인 것 같습니다. 그럼 모서리를 본격적으로 사용해보겠습니다.(전시장 입구까지 나와 전경을 관찰한 후 벽에 붙게 두었던 띠를 접어버린다)예준님의 작품이 좀처럼 말을 안 듣습니다. 다른 작가님들의 재료는 제가 평소에 사용하던 재료와 다른 성질입니다. 고정되지 않고, 모양이 자꾸 변하고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아까 창고 쪽에서 가져온 홍예준 작가의 땋은 띠를 다시 모빌 쪽에 가져다 놓는다)예준님 어렵네요.(접은 띠를 좌대에 기대어진 파이프 옆에 나란히 기대어 놓은 후 파이프를 살짝 옆으로 밀고 접은 띠를 하나 더 가져와 기대어 놓는다)예준님이 제 설치 방식을 따라 하셨던 것처럼 저도 따라 해야겠습니다. 그 작품은 그 작품의 설치 방식이 있는 것 같아요. 제 파이프 길이로 줄여서 제 파이프 옆에 놓아보겠습니다.(전시장 입구까지 나와 전경을 관찰한 후 벽에 붙게 두었던 띠를 접어버린다)예준님의 작품이 좀처럼 말을 안듣습니다. 다른 작가님들의 재료는 제가 평소에 사용하던 재료와 다른 성질입니다. 고정되지 않고, 모양이 자꾸 변하고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아까 창고 쪽에서 가져온 홍예준 작가의 땋은 띠를 다시 모빌 쪽에 가져다 놓는다)예준님 어렵네요.(접은 띠를 좌대에 기대어진 파이프 옆에 나란히 기대어 놓은 후 파이프를 살짝 옆으로 밀고 접은 띠를 하나 더 가져와 기대어 놓는다)예준님이 제 설치 방식을 따라하셨던 것처럼 저도 따라해야겠습니다. 그 작품은 그 작품의 설치 방식이 있는것 같아요. 제 파이프 길이로 줄여서 제 파이프 옆에 놓아보겠습니다. 예준님이 제 파이프를 둔 곳이 마음에 들어서 그 자리를 뺏었습니다. 비슷한 길이의 다른 재료를 사용하니, 특별해 보입니다.(긴 합판의 작업을 전시장 구석으로 옮긴다)어제는 사용하지 않았던, 모서리로 가볼게요. 제 합판 위에 올라가 있는 3D 조각이 맘에 들어서 추가로 올리겠습니다.(안다혜 작가가 아까 설치한 홍예준 작가의 3D 펜 조각을 긴 합판 위로 옮긴다)바닥에 다혜님이 설치한 예준님 작업이 신경 쓰여서 제 합판 위로 올리겠습니다. 나무판 위에 3D 조각이 있으니 게임 같아요.(알루미늄판을 긴 합판 위에 벽 모서리에 붙게 설치한 후 필름을 제거한다)저쪽 구석을 더 꾸며보겠습니다. 뜯어도 되는지 안 물어봤는데, 그냥 뜯을게요.(안다혜 작가의 트레싱지를 알루미늄판 위에 부착한다)하늘색 종이가 다혜님의 트레싱지와 비슷해서 그 옆에 다혜님의 트레이싱지를 배치해보겠습니다. 합판 위에 모래를 얹듯 예준님 작품 위에 다혜님 작품은 얹겠습니다. 전 사실 다혜님의 작품을 보관 상태 그대로 쌓아서 블록으로 만들고 싶었는데.. 아쉽습니다. 보관용으로 붙여놓은 에이포용지에 꽤 잘 붙어 있습니다.(트레싱지를 떼어내며 전시장 중앙에 있는 김슬기 작가의 'Chunky Totem Series 3’을 바라본다)석고 조각을 이쪽으로 옮겨버릴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슬기님이 어제 여러 번 움직여 저 자리를 고른 것이기 때문에 차마 옮길 수가 없네요.(계속해서 알루미늄판과 은경 아크릴판에 안다혜 작가의 트레싱지를 붙인다)저는 테이프를 사용하지 않고 전에 남아 있던 접착제를 이용해 붙였습니다.(멀리 떨어져서 방금 설치한 구석의 설치를 바라본다)제가 구성한 전시장 구석이 맘에 듭니다. 다혜님이 사용하는 구석의 방식과 제 방식은 차이가 큽니다. 저는 구석을 눈에 띄게 만드는 효과를 좋아하는데, 다혜님은 구석을 구석답게 사용한다고 생각했습니다.(모빌을 감상한다)설치를 해야 되는데 다혜님 모빌을 감상했습니다.(철조망 필름을 정사각형 합판 위에 올려놓는다)다혜님과 예준님의 작품을 사용하니까 만화가가 칸 만화를 그리는 느낌이네요.(김슬기 작가의 작품을 보면서 말한다)저는 어제 슬기님 작품 주변에 모여있는 작품들에 질투했습니다. 저기에 제꺼만 없어요. 그래서 저도 가서 끼겠습니다.(홍예준 작가의 오아시스 박스를 통째로 전시장 안쪽 벽까지 옮긴다)예준님의 오아시스는 제 작품의 재료는 아니지만, 다혜님이 제 작품의 키워드 건물을 이야기하신 것을 듣고 제 건물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이렇게 가루가 날리고 가벼운 재료는 선호하지 않습니다.(오아시스를 한개씩 꺼내어 벽 모서리에 바짝 붙여 세워 놓는다)예준님은 오아시스에 적힌 알파벳이나 재료포장지에 적혀있는 알파벳을 잘 이용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다시 오아시스를 설치한 벽으로 돌아가 안다혜 작가의 트레싱지를 벽과 오아시스가 맞닿는 모서리에 직각이 되게 벽에 딱 붙인다)오아시스로 만든 건물 위에 다혜님의 트레이싱지를 올리고 그 위에 제 건물을 또 세울 생각입니다 다혜님은 작품이 날아가거나 흩날리는 것도 전시의 과정인 것처럼 설명하셨는데, 저는 그렇게 둘 수 없습니다. 날아가기 원하지 않아요. 날아가지 않도록 제 건물을 문진처럼 올려두려고 합니다.(홍예준 작가가 모래 블록으로 모스부호를 만든 곳에서 작은 블록을 가져온다)예준님이 모스부호처럼 놓은 제 블록을 가져가겠습니다. 트레싱지는 찢어진 것도 있는데, 저는 온전한 사각형만 사용하겠습니다.(계단에 올라가 전경을 확인한다) (전시장 중앙에서 작품과 전경을 확인한다)떨어져 있던 작품이 조금씩 모여있는 걸 보니까, 작품끼리 자석처럼 끌렸다는 생각도 듭니다. 다혜님의 작품을 모서리에 설치한 것처럼 예준님의 버드스파이크를 모서리에 설치하겠습니다.(멀리 떨어져 롤지의 위치를 확인한다)(롤지를 과감하게 옮긴다) (안다혜 작가가 다급하게 찢어지지 않게 해달라고 요청한다)롤지를 옮기고 싶은데, 일이 너무 큽니다. 마지막 시간을 다 투자해서 옮기겠습니다.(전시장 중앙을 가로지르던 롤지를 전부 걷는다)다혜님이 제 작업 아래 롤지를 끼워 넣을 때부터 아주 맘에 들었습니다. 그래서 전시장 모서리를 따라 작업 아래에 모두 넣겠습니다. 다혜님이 의도한 관객 동선에 따라 롤지가 흐르는 것은 유지할 것입니다. 찢어지지 않게 잘 끼워 넣는 중입니다.(롤지의 앞뒤를 보면서 말한다)다혜님는 작업에 있는 글을 너무 자세히 보게 되는걸 선호하진 않는다고 하셔서 저도 시각언어 면으로 배치하겠습니다.(롤지가 합판 아래로 끼워 넣는다)제 작업 아래 롤지를 집어넣고 있습니다.(감기고 뭉친 롤지를 만지는 중이다)롤지를 달리기 트랙처럼 배치했습니다. 다혜님이 오랜 시간 그린 가족 생태와 다혜님의 연구가 마라톤이나 달리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계단으로 올라가 전경을 확인한다)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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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에서 내려와 모빌 아래 오아시스를 가져간 후 오아시스 박스를 개봉한다)일단 낙오된 조형을 수거하겠습니다. 예준님의 오아시스를 사용할 예정입니다. 이 검은 색이 마음에 들었어요. 그리고 버드스파이크도 사용할 예정입니다.(버드스파이크 박스도 펼쳐 놓는다)(버드스파이크에 오아시스를 설치하고, 오아시스에 버드 스파이크를 설치해 구조물을 만든다)중앙에 시선을 끄는 구조물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계속 전경을 보면서 했고요. 조금 더 천장으로 상승하는 느낌의 조형물이 있으면 좋겠는데, 그것을 현재의 재료와 조형물들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구조물을 중앙 윗부분 지형에 배치한다)(버드 스파이크와 오아시스로 이루어진 구조물을 다시 해체한다)오아시스 자체가 가진 형태가 반듯이 잘린 느낌이기 때문에 이것으로 어떤 유기적인 형태를 추구하는 것은 별로 좋은 선택은 아니라는 판단이 들어 해체하고 있습니다.(철사 작품에서 철사를 몇 점을 뽑아 구조물 오아시스에 꽂는다)눈여겨보고 있었던 철사를 뽑아가겠습니다. 처음부터 이 철사가 눈에 들어왔어요. 내가 전시장에서 보고 싶은 이미지가 뭘까 생각해봤을 때 전시장 안의 작품들이 조금 더 생명력이 있는 화초처럼 유기적인 모습이면 좋겠다 생각이 들어서 이 풀 같은 철사를 눈여겨 보고 있었습니다.(계단 쪽으로 빠져 확인 후 다시 구조물 앞으로 다가가 구조물을 제작한다)오아시스를 봤을 때 암석 같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 만들고 있는 형태는 꽃꽂이의 형태와 유사한 것 같아서 더 해보려고요. 조금 더 부피를 키워봐야겠습니다.(구조물을 천장부터 내려오는 작업 옆으로 조금 이동 시켜 배치한다)조금 더 입구 쪽에 가까이에 있는 게 뒤에 예준님이 설치한 버드스파이크와 멀어져서 재밌을 것 같고, 예준님이 설치한 유기적인 형상과 더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화초를 생각하고 만들었는데 바퀴벌레 같기도 하고, 모르겠지만 일단 하고 있습니다.(‘Chunky Totem Series 3’이 올라가 있는 철제 좌대 안쪽 바닥을 빼곡히 오아시스로 채운다)처음부터 이 안의 비어있는 부분을 오아시스로 채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오아시스의 색깔과 형태에서 정제된 돌의 이미지를 느꼈기 때문에 그것을 눈으로 보고 싶었어요. 지금 완벽하게 너비가 맞았어요.(안진선 작가님이 기대어 놓은 비즈 철사를 집어 들어 겹쳐놓은 철사를 다르게 조형한다)저는 나란히 있는 배열을 좋아하지 않아서 안진선 작가님께는 미안하지만 하나만 훔치겠습니다. 왜 계속 이 전시장 안에서 화초의 이미지를 찾고 싶을까 생각해보면, 홍예준 작가님이 사용하는 형태적 특성 때문인 것 같아요.(왼쪽 벽에 붙어있는 합판을 하나 들어 구조물 쪽으로 가져가 합판 위에 구조물을 배치한다)자꾸 홍예준님 작가님 것을 좀 훔치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날개 같은 조각을 훔쳤습니다.(‘Chunky Totem Series 3’ 좌대 아래 배치되어있던 철사가 박힌 오아시스를 가져다가 아크릴 조각 안에 집어넣는다)이제 또 뭘 훔쳐볼까 생각 중인데요. 처음부터 훔쳐보고 싶었던 것은 이것인데. 잘 될지 모르겠습니다. 왜냐면 너무 공간이 없어서 이게 안으로 들어갈지 모르겠어요. 홍예준 작가님이 이것을 꽂았을 때보다 여기서 예쁘게 설치되지 않는 것 같아서 아쉽지만, 훔쳐서 집어 넣었고요.(왼쪽 벽에 붙어있는 합판을 하나 들어 구조물 쪽으로 가져가 합판 위에 구조물을 배치한다)안진선 작가님의 합판을 훔쳐 가겠습니다. 다른 작가님들의 것을 계속 훔치는 이유는 아마도 전시장에서 작품들을 바라보다 보면 작가가 사용하는 물성의 고유한 느낌이나 구조적인 특성이 눈에 보일 때가 많은데요. 그런 것들을 흉내 내고 따라 했을 때 발생하는 또 다른 느낌이 궁금하고요. 내 작업이 어떻게 보일 것인가 보다는, 작가들이 사용하는 물성과 설치 방식을 흉내 냈을 때 또 다른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생각이 들어 계속해서 다른 작가님들의 재료로 조형을 만들고 있어요.(홍예준 작가의 플라스틱 통에 담긴 작업을 가져가 중앙 위쪽 구조물인 안진선 작가의 합판 위에 설치한다)전시장에서 이 지점이 마음에 들어요. 세 작가의 작품이 한데 섞여있다보니 제각기 다른 물성들인데 느낌이 잘 어우러져 있어서 좋아요. 저도 여기 한번 끼어보겠습니다.(안다혜 작가의 트레이싱지 작업과 홍예준 작가의 아크릴판을 왼쪽 벽 구조물로 가져간 후 알루미늄판에 같이 기대어 설치한다)다 각자 다른 이야기를 하는 작가분들이다 보니, 이 작품들이 가진 이야기보다는 형태적인 시너지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면서 제 차례를 기다렸고요. 처음에 디스플레이할 때도 어떤 면이 더 보여야 하는지, 보이는 방식에 관해 이야기를 많이 하기도 했고 지금도 마찬가지로 저는 보여지는 것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형태가 조응하거나 전시장 안에서 색이 생겨나는 것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사실 그 부분은 작가들 간에 서로 말하고자 하는 것이 다를 때 한 전시장 안에서 조율하기 힘들기 때문에 오히려 그런 부분에 더 치중하는 것일 수도 있고요.(안다혜 작가의 트레이싱지를 ‘Chunky Totem Series 3’ 앞으로 가져간다)(롤지의 배치를 수정한다)이 롤지가 가진 형태적 아름다움이 직선이 아니라 구부러진 곡선이라고 생각해서 보다는 서로 엉기고 성길 수 있게 하려고 합니다. 저도 처음 하는 거라서 잘되고 있는건지 모르겠습니다.(롤지 한번 확인한 후 위쪽 부근의 롤지를 만지다가 조금 밟았다)앗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