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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여작가: 김슬기, 안다혜, 안진선, 홍예준
    일시: 2022년 3월 1일 화요일 - 3월 13일 일요일, 오후 1시 - 8시
    장소: Boloc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덕정 11길 18, 지하 1층
    글(서문): 정윤선
    웹사이트: 김슬기
    디자인: 오연진
    후원: 루이즈더우먼

    Artists: Sulki Kim, Dahye An, Jinseon Ahn, Ye jun Hong
    Date: 1(tue) - 13(sun) March , 2022, 1-8 pm
    Location: Boloc (B1, 18, Seongdeokjeong 11-gil, Seongdong-gu, Seoul)
    Text: Yunsun Jung
    Website: Sulki Kim
    Design: Yeonjin Oh
    Sponsored by Louise the Women


  • 기획 의도

    안다혜

      《Fluid Floor》는 입체·설치 미술을 하는 4명의 작가가 모여, 전시 공간에 작품이 놓이는 수많은 방법을 고민하고 채택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전시입니다. 김슬기, 안다혜, 안진선, 홍예준은 전시 공간 안에서 서로의 작품을 경계 없이 핸들링하며 다양한 설치 방법을 실험합니다. 작가들은 이 공동의 실험을 통해 그동안 작품을 혼자서 조직하고 설치했을 때는 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층(Floor[1])’을 발견하고자 합니다.

      약 2주간의 전시 기간 동안 작가들은 세 차례에 걸쳐 전시 공간의 구성을 변경합니다. 전시 오픈 전날인 2월 28일에 작가들은 본인의 작품을 자신에게 익숙한 방법으로 설치합니다. 그리고 전시 첫날인 3월 1일, 전시 오픈 시간 직전에 작가들은 서로의 작품에 자유롭게 침투합니다. 이때 작가들은 타인의 작품을 마음대로 이동, 변형할 수 있습니다. 이런 교차 핸들링 과정에서 작가들은 자신이 타인의 작품에 어디까지 침투할 수 있는지 그 한계를 자발적으로 설정합니다. 전시 기간이 반절 정도 지난 시기인 3월 6일에 작가들은 다시 한번 서로의 작품에 자유롭게 침투합니다. 전시 기간 중 마지막 공간 구성 변경입니다. 작가들은 앞서 두 번의 작품 핸들링 경험에서 발견한 새로운 기준을 마지막 설치에 적용합니다. 작가들의 손에 의해 과감하게 작품이 이동, 변형될 때마다 전시 공간의 분위기와 서사가 전환됩니다.

      작가들은 전시라는 기반 위에서 작품이 기능하는 최적의 상태를 구축하고자 노력합니다. 가장 탁월한 작품의 위치와 조합을 찾기 위해 작가들은 끊임없이 공간을 리모델링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관객에게 적극적으로 노출합니다.[2]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전시 공간은 유동적인 ‘지면' 위에 위치한 ‘참가자’들의 공동 ‘작업장'이 됩니다. 작가들은 공간 안에 작업이 놓이는 수많은 방식에 도전하며 공간을 고밀도로 탐색합니다. 그리고 공간을 공유하는 다른 작가들의 요구를 수용함으로써 만들어지는 유기적 풍경을 기대합니다.

      4명의 작가는 각자의 영역을 구분하지 않고, 전시 공간의 바닥부터 천장까지 모든 층위를 공유합니다. 작품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다른 작가의 작품을 스스럼없이 걷어내거나 추가하고 재조립하는 행위를 하며, 전시 공간 속에서 새롭게 구성되는 작품의 형태를 능동적으로 결정합니다. 작가의 능동적 행위를 다른 참여 작가들이 침범으로 느끼지 않도록 이번 전시는 참여 작가 간의 신뢰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그 신뢰를 바탕으로 한 자발적 교차와 조합의 과정을 거쳐 그동안 각 작가의 개별 작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풍경이 만들어집니다.

    [1]Floor의 뜻: 1.바닥 2.층 3.(의회의) 참가자 4.작업장 5.지면
    [2]설치 과정 중 발생하는 작가들의 행동과 사유는 영상과 텍스트 형태로 웹사이트(https://fluid-floor.web.app/)에 아카이빙 됩니다. 전시 기간 중 전시 공간에서 웹사이트를 열람할 수 있습니다.


  • ​​<조심스럽게 침투하고, 기꺼이 허물어지는>

    정윤선

      두 다리를 움직여 계단을 내려가다, 낯선 기분으로 바닥에 이른다. 고개를 빼고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서서히 공간을 눈에 익힌다. 펼쳐진 공간의 반대편을 향해 걷다가 모서리와 벽을 마주하고 멈춰 선다. ‘팔을 뻗으면 천장에 닿을까?’ 고개를 들어 천장의 높이를 가늠하고 공간과 나의 관계를 그려본다. 낯선 공간은 내 몸을 움직이게 하기도, 멈춰 서게 하기도 하면서 공간을 헤아려보게 한다.

      작품에게도 주변을 살필 눈과 공간을 활보할 다리가 있었다면 전시장을 마음껏 탐색하고 공간과의 관계를 그려볼 수 있었을까? 낯선 공간에 당도한 작품은 움직여볼 틈도 없이 한곳에 고정되곤 한다. 《Fluid Floor》를 기획한 네 작가는 작품의 디스플레이를 고정하는 나사를 풀어, 작품과 공간이 서로 가까워질 기회를 만든다. 여기서 이루어질 작품과 공간 사이의 실험은 그 자체로 전시의 형식이 된다.

      네 작가는 전시장에 작품을 설치한 뒤 각자 서로의 작품에 개입한다. 작가는 2월 28일 날 각각 작품을 설치하고, 3월 1일과 3월 6일에 개입을 진행한다. 작가는 주어진 시간 동안 작품을 분해하거나 조립할 수 있고, 위치를 이동해 디스플레이를 바꿀 수도 있다. 여기서 작가의 개입은 나름의 이유를 가진다. 웹사이트[1]에 기재되는 각자의 이유는 작업을 위치시키는 논리가 얼마만큼 명료하거나 엄밀할 수 있는지, 심지어는 얼마나 짓궂거나 엉뚱할 수 있는지 드러낸다. 각종 이유로 모양과 자리를 바꾼 작품은 최초의 의도와는 멀어져 작가를 당혹게 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이 관여는 작품에서 수정 가능한 요소와 변해서는 안 될 핵심이 되는 골조를 확인하게 하고, 작가가 가진 작업 논리를 유연하고 탄력 있게 만든다. 서로에게 조심스럽게 침투하고, 기꺼이 허물어지는 과정은 작품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과 또 다른 해석을 추출한다.
      ‘너의 작업에 침투하겠다’는 선언은 불분명한 기준 아래, 과도한 주장처럼 들리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들이 서로의 작업에 침투하기를 허락한 것은, 서로가 서로의 세계를 확장할 수 있다는 믿음에 그 기반을 둔다. 네 작가는 전시 이전에 이미 물성이라는 공통의 관심사로 엮여, 서로의 작품을 면밀히 살펴보고 피드백을 나누는 시간을 거쳤다. 이 전시는 서로의 작품을 관찰한 끝에 작품에서 발견한 가능성을 실험하고, 그 실험에 다시 반응하는 대화의 장으로 또 한 번 이어진다.

      출렁이는 바다에 뜬 요트가 굽이치듯, 작품은 한 점에 있는 듯하면서도 미묘하게 방향과 위치, 높이를 바꾼다. 불어오는 물결을 타고 움직이다 보면 요트는 때때로 안전지대에서 벗어나기도 한다. 이들이 ‘나의 세계’를 넘어 기꺼이 서로에 의해 와해되고 확장되었을 때, 여기 어떤 풍경과 이야기가 남게 될까. 어쩌면 그 풍경은 증축이 아닌 철거에, 완결이 아닌 해체에 더 가까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거창하게 결말지어지지 않더라도 괜찮을 것 같다. 이 시간 동안 계속해서 움직일 ‘Floor[2]’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흥미로울 테니 말이다.

    [1]https://fluid-floor.web.app/
    [2]전시에 참여하는 네 기획자는 ‘Floor’의 뜻에서 ‘바닥’뿐만 아니라, ‘작업장’, ‘참여자’와 같은 의미를 발견했다.

Copyright © 2022 Fluid Flo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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